빈센트 1권 (카이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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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으로 키워진 생체병기가 대륙의 혼란을 가져온다는 흔한 스토리. (이젠 어떤 설정이 튀어나와도 이 업계에서는 그냥 흔해요, 라는 말로 설명이 될 것 같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려 자신을 생체병기로 만든 원흉을 잡아 족친다, 라는 아주 바람직하면서도 일반적인 전개로 흘러 갈 것 같은 분위기. 여기다가 더해서 뭔가 비극적인 로맨스 비슷한 것 까지.




일단 주인공은 양산형 생체 병기들 중 하나. 무조건 제작자의 말을 듣고, 잔인한 것을 즐긴다. 몸에는 각자 다른 시대를 살았던 네 명의 영웅들의 혼이 들어 있고, 그들의 힘을 빌어서 당당하게 살육한다. 그러다가 기억을 잃고, '난 수천명을 살해한 살인자이지만 지금은 착한 놈이 된거야 훗' 한다. (뭐 이쪽 업계가 생명의 존엄성 따위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기억을 잃고 착한척하는 양산형 생체 병기 1호인 주인공. 여전히 제작자의 명령을 듣는 잔인한 살인마인 양산형 생체 병기 2호. 그리고 어떤 이유로 자각하고 뭔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는 프로토타입 생체 병기 1호. 일명 프렉쳐라고 불리우는 세 생체 병기의 이야기들이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이야기의 다른 축은 주인공을 구해주고 가정이 풍비박살 난 여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아가씨 A 와 주인공과의 로맨스 아닌 로맨스. 세번째 축은 성 하나를 초토화시킨 주인공을 추적하는 제국의 실력자와 그 떨거지들, 그리고 나중에 주인공이 도망친 이웃 나라의 실력자와 그 떨거지들의 스토리가 있다.

프렉쳐들의 이야기는 강렬하다. 대륙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들 보다 상위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1권까지의 스토리에서 1대 1로는 적수가 없을 것 같은 포스를 풍긴다. 서로의 실력차가 크게 없는 것으로 보여 대결 역시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다. 그렇지만 주인공과 여 주인공의 로맨스는 그냥 밋밋하다. 이 관계에서 주인공은 줄곧 너무 쓸모 없고 수동적인 행동만을 보여주기 때문인지 흥미가 저하되는 면이 있다. 제국의 실력자 역시 그다지 강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아무리 강해봐야 프렉처와 제대로 붙으면 시체가 될 놈일 뿐. 다른 나라의 실력자는 그 놈보다 조금 더 강해 보이기는 하나 이야기에서 줄곧 '프렉쳐인가 프렉쳐가 아닌가'로 강함의 저울질을 하게 되는 탓인지 그저 '그래 봤자'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뿐이다.

전체적으로 못 쓰여진 글은 아니나 이런 저런 이유로 후속권을 볼 마음이 들지 않는 글. 사건과 인물들의 너무 전형적인 면들도 한몫을 더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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