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1권 (권태용 作)

|

마법사들의 비밀 연구실이나 그런 비밀 단체, 우수한 아키텍처의 선진적인 마법 공학 연구, 그런 상황에서의 노예들. 설정은 그다지 특이하지 않다. 주인공 역시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면서 찬바람 풀풀 내뿜으며 냉정한 스타일. 그다지 튀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 전개가 느린 것은 아니나 묘하게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주변 인물들도 그냥 평이하다. (아, 마법사 양반은 꽤 특이하긴 하지만 흥미를 끌만한 인물은 아닐듯 하다.)




노예로 살아가던 형제가 도망치다 형은 행방불명이 되고 동생은 살아남아 뭔가 어마어마한 것을 가진 인물이 된다는, 뭐 이 업계에서는 별로 신기할 것도 없는 스토리 라인.
이야기의 도입부를 지나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시점에서 그동안의 이야기와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지루하다면 지루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주인공이 강해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을 단축시키고 강해진 상태에서 깽판을 치는 모습을 시원시원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시도인듯 하다. 그렇지만 이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처럼 보인다. 무엇보다도 강해진 것에 대해서 납득을 할 수 없고, 강해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은 여전히 지루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과거 스토리의 흥미를 끌만한 떡밥이 없다.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의 두 여자는 1권의 마지막까지도 관계를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주종관계를 맺을만한 사건이 일어났을 것 같은데, 뭐 2권쯤 가야 설명이 되겠지. 주인공은 강하게 묘사되나 왜 강한지를 모르겠고, 오히려 두 여자 중 맏이 쪽이 더 강하게 보이는 뉘앙스가 있다. 주인공이 분위기를 잡으면 주변 인물들이 겁을 먹거나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러다보니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한 두 여자 중 동생 쪽을 지칭하며 뭐 수련을 하면 맏이보다 강하게 될거라는 언급이 종종 나오는 것도 두번째부터 '뭔 떡밥을 이리 던지시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러면서 여전히 약하다 뭐하다, 이런 설명이 이어지며 지면을 쭉쭉 잡아드신다.)

특별히 단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확 눈을 끌만한 장점도 없는 글.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굴곡이 잘 안느껴짐. 2권을 빌리는 것은 포기.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