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1~2권 (박이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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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난잡한 편. 처음에는 제국과 왕국의 싸움이 펼쳐지다가, 갑자기 마왕들이 헌신하고, 또 제국의 정세로 이야기가 옮겨져서 흘러가다가, 그 와중에 한 놈이 분위기 잡고 중심으로 나선다. 뭐 이 놈이 주인공 쯤 되나 보다.




'주인공 빼곤 다 잉여에 멍청이들' 이라는 장르계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멍청이(떨거지 귀족 1호 등등)들이 허세를 부리며 똑똑한 척을 해보지만 뭐 주인공 손에 다 놀아나고, 엄청난 대마법사가 등장해서 황실을 조율하려고 하지만 현안을 가졌다기 보단 아전인수와 권모술수에 능하다. (뭐가 이래!) 그리고 두 마왕은 왜 프롤로그와 책 소개글 부터 등장해서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는지, 대 마법사라는 놈은 황실을 다시 일으킨다고 눌러앉아서 주인공처럼 보이는 그럴싸한 얼간이를 왜 전쟁터로 내모는지, 대 마법사는 왜 그 검을 주인공에게 줬는지, 주인공 얼간이는 왜 또 그 검을 들고 아무말 없이 전쟁터로 나갔는지 등등, 이런 내용들을 '언젠가는 작가가 다 풀어주겠지, 뭐' 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면 괜찮은 편.

정쟁과 그에 관련된 인물들의 심리 변화라던가, 사건의 흐름이나 전쟁의 묘사 같은 부분은 그럴싸하다. 특히 주인공만 따라가면서 사건의 흐름을 짚다 보면 정말 괜찮은 글이다. 가끔 조연들의 판단이 훌륭한 경우도 있다. (로렌 점령 이후 주인공 부하 1호의 행동은 그럴싸했다.) 정쟁의 흐름으로 주인공이 전쟁에 내몰리는 상황이라던가, (이 와중에서도 허세가 쩔어주시는 주인공은 좀 괴리가 있었다) 그로부터 발생한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은 인정해줄만 하다. 단, 두번째 공성전은 조금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는 편이다. 처음 등장하는 존재들이 우르르 나와주는 바람에 어색한 편이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묘하게 다음의 정치적 흐름이나 전황의 변화는 궁금한 면이 있는데, 왜 악마의 하수인이 등장하는지 마계의 생물들이 등장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2권 마지막쯤 가서는 '뭐 얘가 마왕이겠지. 그렇지만 마왕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어', 라는 기분이 되어버린다. 묘하게 흥미가 떨어진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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