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스팩으로 보면 그럴싸한데, 직접 사용해보면 갸우뚱 하게 됩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뭐 a850 이후에 기변이나 기추를 하지 않고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면 납득이 가는 말이기도 하네요.
사진 출처 : http://www.sonyalpharumors.com/sr4-a99-prototype-has-an-all-cross-102-point-af/
소문의 a99 입니다. 24 메가픽셀이지만 2세대 센서라 NEX-5N의 전례를 비추어 보아 고감도 저노이즈가 탁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센서에다, 소니의 (뜬소문으로라도) 전례에 없던 102 올 크로스 AF를 탑재한다는 괴물같은 바디이죠. DSLT이므로 연사도 빠를것이고, 소니의 여러가지 부가기능들은 여전히 쓸만합니다.
잘 나오면 좋겠지만, 글쎄요. 이것은 도대체 어떤 함정을 가질 수 있을까요?
1. 과연 괜찮은 퀄리티의 사진을 찍어줄까?
최근 소니의 행보는 DSLT에만 집중되고 DSLR을 포기하는 형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a99 같은 하이 아마추어 - 프로급 카메라까지도 DSLT로 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DSLT는 DSLR에 비해 1/3 스탑 정도의 빛 손실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SW 적으로 보완하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데, 여기서 어느정도의 화질 손상이 있습니다. 물론 매의 눈으로 픽셀 하나하나 뜯어보는 수준이 아니면 알아보기 힘들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전혀 차이를 못 느끼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히 ISO 100 이하, 그리고 노이즈가 증가하는 고감도 영역에서 차이가 납니다.
이것은 a57의 dxomark 결과가 나온다면 NEX-5N와의 비교를 통해 객관적으로 미리 알 수 있는 데이터라고 생각됩니다. a99가 더 좋은 센서를 들고 나올 수도 있겠죠. 그럴수록 '이것이 DSLR 구조였다면 더 화질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하게 될겁니다.
만일 소니가 연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반투명 미러를 통해 이미지를 뽑고, 반투명 미러를 업한 상태에서 싱글샷을 찍을 수 있는 모드를 추가 제공한다면 신의 한수가 될겁니다.
2. 102 포인트의 올 크로스 AF 센서?
불행하게도 이제까지의 소니의 AF 모듈은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였습니다. 중앙부분 AF 정확도는 괜찮았지만 검출 범위가 넓었습니다. 뷰파인더에 표시되는 네모 상자보다 큰 범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때로는 무척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절대 찍을 수 없는 상황도 있었죠. 이를테면 밝게 빛을 반사하는 둥글고 가로로 긴 스테인레스 봉 위에 (조명을 못받아) 비교적 어두운 얼굴의 사람이 고개를 앞으로 쭉 빼고 있으면 십중팔구 스테인레스 봉을 포커스로 잡습니다. 무척 당혹스러운 상황이죠. (물론 사진을 찍었어도 얼굴이 어두워 잘 안나왔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긴 합니다만)
a55 이전의 소니 바디들은 모두 위와 유사한 AF 모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a55가 나왔을때, 소니 입장에서는 괭장히 이례적인 일이였죠. 향간에서는 소니가 센서를 제공하고 니콘에서 AF 모듈을 받아온거다, 라는 루머까지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a77이 나왔고, a55의 AF 모듈보다 좀 더 진화하긴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형식의 센서 배열에다 주변부 크로스 센서를 추가한 형태였죠.
소니 AF 모듈은 계속 진화했습니다. a55에 와서 이제 동적 피사체 트래킹이 되고, a77에 와서는 주변부에도 크로스 센서를 가지게 되었죠. 그렇지만 불행히도 유저들의 반응은 아주 좋지는 않았습니다. 동적 트래킹은 전작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타사의 중급기 바디보다는 모자란 수준이였고(이것은 센서의 조밀도에 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소문대로 102 포인트, 아니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0 포인트 정도만 되도 확연히 나아질겁니다), 각 AF 센서들이 동작에 일관성이 없다는 의견들도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중앙은 정확한데 우측은 전핀, 좌측은 후핀, 등) AS 센터에서도 이 부분은 정확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 같구요.
그리고 요즘에는 AF 성능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1D급 AF 성능을 가진 5D Mark III의 시장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물론 그것을 덮을만큼 높은 가격을 가지고 나오긴 했습니다만. (캐논스럽게 렌즈를 따지기도 합니다. 이 렌즈에서는 크로스 동작 안함 뿌잉뿌잉)
a99에 와서는 이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서 정말 훌륭한 AF 센서를 가지게 될까요?
3. 남 부럽지 않은 고속 연사를 가진 풀 프레임 바디가 탄생할까?
DSLT의 장점은 (개인적으로는) 연사, 동영상 및 라이브 뷰 모드에서의 위상차 AF 사용 가능으로 축약됩니다. 거기에 따라 광학식 뷰파인더와 약간의 화질을 잃었죠. DSLT의 초창기 모델인 a55가 나왔을 시절, 10연사를 하는 보급기에 열광했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10연사는 특정 모드에서만 사용 가능하고(고연사 모드가 따로 있었죠. 포커싱이 고정됩니다), 가장 중요했던 사실은 '버퍼링'이 걸립니다. 네. 소니는 a55에게 고속 연사를 주었지만 그것을 뒷받침해줄만한 버퍼를 주지 않았던 것이죠.
일반 모드 (아마 초당 6연사일겁니다) 에서는 22장 정도 찍으면 버퍼링이 걸리고, 고속 연사 모드 (이것이 초당 10연사지요) 에서는 18장 정도 찍으면 버퍼링이 걸립니다. 연사로 2초를 버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버퍼를 클리어 하는 시간도 모드별, SD 카드 성능에 따라 틀리나, 대략 15초에서 길면 28초 가량 걸리는 모양입니다.
후속기이자 중급기인 a77 역시 최대 고속 연사 모드에서는 2-3초를 버티지 못합니다. 이후 버퍼링이 걸려 연사 속도가 절반 정도로 떨어집니다. 버퍼 클리어 타임은 (좋은 SD 카드를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2-3초 정도로 (전작인 a55에 비해)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타사의 고속 연사 기종들이 최대 연사 속도를 유지하는 것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물론 a99는 타사 수준으로 연사 성능을 끌어올려야 할겁니다. 초당 몇장 이라는 스팩상의 데이터가 아니라 버퍼링되고, 클리어하는 성능을 끌어올려야 하는거죠.
4. 동영상의 성능은 어떨까?
DSLT의 탄생 의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영상입니다. 대체로 동영상으로 거론되는 바디는 파나소닉의 GH2, 혹은 캐논의 5D Mark II 정도인데요. GH2는 핵펌으로 (불완전하지만) 176Mbit의 품질을, 그리고 pixel binning으로 완벽한 동영상 품질을 구현합니다. 단, 센서 자체의 DR 성능에 문제가 있어 화이트홀이 자주 뚫리는 점 때문에 현업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죠. 5D Mark II 는 괜찮은 bit rate를 가지고 있고 풀 프레임의 잇점으로 line skipping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동영상 품질을 구현하고, 현업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죠.
소니의 a55 시절만 해도 동영상시 빠른 초점은 꽤 호평을 받았지만, 다른 부분에서 혹평을 받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바디내 손떨림 방지 부분을 켜면 발열로 인해 촬영 시간이 짧아진다거나, 정작 동영상 품질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거나, 1080/60i만 지원하고 초당 60프레임의 초고해상도 동영상이라고 선전했다거나,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를 수동으로 선택하는 경우에는 자동 초점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죠.
a77로 와서는 손떨림 방지 부분은 소니 캠코더에 들어가는 기술(액티브 어쩌구인데 기억이;;)로 바뀌면서 발열을 잡았지만 동영상시 화각의 손실을 얻었고, 1080/60p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line skipping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여러가지 면에서는 GH2에 한참 뒤떨어집니다.
a77의 동영상 비화는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를 수동으로 선택하는 경우에는 자동 초점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에서 극대화 됩니다. 이것이 버그로 풀려버렸던거죠.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으면서 자동 초점을 사용할 수 있는 버그가 생긴겁니다. 조리개가 F8보다 어두워지면 초점을 잘 잡을 수 없는 현상도 있었지만, 이 단순한 버그가 기기의 활용성을 크게 올려준 것은 명백합니다. 그렇지만 이내 펌업으로 막혀버렸죠.
이제 캐논의 5D Mark III에서는 pixel binning을 사용하게 됐고, bit rate가 어떤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이 부분의 스팩에 대해서는 정보가 부족하네요) 전작에 비해서 월등히 나아진 동영상 품질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DSLT는 동영상시 빠른 위상차 초점 방식을 지원하면서 분명 동영상 기능에서 강점을 보여야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흔히 말하듯이 NEX나 기타 소니 영상기기와 차별화를 시키기 위함인지) 뭔가 한두개씩 빠진 기능들을 선보입니다. a99도 그 관행을 답습할까요?
5. 그 이외에, 다른 부분은 문제가 없을까?
최초의 DSLT인 a55는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을 제외하고 간추려보면 연사시(고속연사, 일반연사 마찬가지) 라이브뷰가 보이지 않는 문제, 스튜디오에서 광동조를 할때 라이브뷰나 EVF의 노출 보정을 할 수 없는 문제, 고감도에서 노이즈 리덕션 기능이 기본적으로 강하게 들어가고 콘트롤할 수 있는 범위가 적은 문제, 반투명 미러에서 발생되는 고스트 문제 등이 있었죠. 대부분 후속기에서 해결이 되긴 했지만, 소니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는 신규 바디 출시이다, 라는 악명만 얻었습니다.
소니의 a77은 정말 오랜만에 나온 소니의 중급기라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몇가지 문제로 인해 혹평받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메뉴시 딜레이 문제였습니다. 휠을 돌리거나 메뉴를 선택하면 조금 늦게 반응하는 그런 것들이였죠. 게다가 끌때 바로 꺼지지 않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소니에서는 뭐라뭐라 해명을 했지만 사실 전원을 내렸다는 사실은 기기가 꺼져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까지의 모든 전자제품들은 정의했습니다. 그것을 다른 의미로 해석하려고 하면 안되죠. (이 문제는 펌업으로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a77의 경우, 고감도 노이즈 문제도 있었습니다. 뭐, 경쟁작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죠.
결론
소니 펌업은 바디 교체라지만 최근 출시된 a65, a77은 부지런히 펍업을 해주더라구요. 좋은 현상입니다.
최초 출시에서 논란이 없었던 바디는 제가 알기론 거의 없었습니다. 다 어딘가 문제가 될 여지가 생깁니다. 소니는 전작에서 이런 많은 경우를 겪어왔고, 시행 착오를 거쳐왔습니다. 이것들에게서 소니가 무엇을 얻었는지는 a99에서 알게 될듯 합니다.
부디 a99는 매끄럽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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