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나라 얼음의 꽃 1~2권 (이상혁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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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요 바닥의 1세대 작가지만 동시대의 작가들 중에서는 확실히 떨어지는 편. 이 글은 그럭저럭 스팀펑크의 냄새도 난다. 스팀펑크 + 환타지의 많은 변형물들이 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좀 튀는 편(아마 냄새만 나서 그런듯). 세계관이나 이야기의 구성은 그럭저럭 신선한 편이나, 뻔한 멜로 라인, 뻔한 사기꾼 행각으로 성공하는 스토리는 흥미로울 것도 없지 않나 싶다.

딱 작가의 이름값 정도만 한 글.



(역시 사진은 없다;)

주인공과 동료로 이루어진 집단이 있긴 하지만 동료애 정도로 엮인 것이 아니라 이해타산 + 다른 인물들의 주인공에 대한 경외감 정도로 엮인 듯. 바로 3권에서 주인공이 동료들의 뒤통수를 때리고 '난 더 높은 이상을 향해 갈거야' 라고 말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 모든 사건에 주인공이 중심이 되어 있고, 주인공 집단이 행하는 모든 사건들을 주인공이 주도한다. 혼자서도 잘 할것 같다. 게다가 엄친아 기질 또한 꽤 높다.
이기적이고 건방지고 독단적인 주인공이 제멋대로 세상을 주무르며 성공하는 스토리가 은연중에 (흐물흐물) 떠오르는듯 하다.

사기를 치는 장면도 대표적인 사기극 영화인 오션스 시리즈를 연상하게 한다. 그만큼의 치밀함이나 업무 분담은 없지만. (다 주인공이 알아서 한다니까.) 그러면서 어떻게든 윗 선에 줄을 대려고 한다. (왕이나, 공작이나, 뭐 높으신 분들.) 주인공의 과거가 있기 때문에 단순 복수냐, 아니면 단순히 그것 뿐만 아니라 더 높은 목표가 있는거냐 라고 했을 때는 후자가 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사기를 치면서도 평판 같은것에 신경을 쓰는걸 보니. 그래도 사기는 사기 아닌가?) 그러니까 사기쳐서 성공한 후에 높은 이상을 꿈꾼다, 라는 스토리라인을 밟고 있는듯. (왕정을 뒤엎는다거나, 공화정이라던가, 어설픈 민주주의라던가, 서민들을 위한 뭐시기라던가) 어짜피 사기꾼이 영웅이 되어 봐야 사기꾼일 뿐인데.

여자들에 대해서는 그냥 다 병풍같은 존재일 뿐. 장난감 정도에다 드러나는 의지가 별로 없어서 좀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이 러브스토리인가, 라고 하면 그냥 일방적인 연애담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주인공에게 열심히 놀아나기까지 하고.
환협적인 무력, 마법, 이런것들은 등장하고 있지 않다. 말장난이라던가 음모를 꾸미는 이런 것들이 약간 눈길은 끈다. 하지만 긴장을 불러일으킬만한 이벤트라던가, 주인공이나 사건 구조에 몰입할만한 무언가 역시 그다지 없는 편. 이야기 자체의 매력은 별로 없다.

이것저것 다 감안하고 보면 그냥저냥은 볼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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