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심장 기사단 1~2권 (몽왕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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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 (아직도 장르판에 '독특하다'라는게 남아 있었군.) 꽤 괜찮은 구성과 이야기 흐름. 1권과 무지하게 차이나는 2권의 퀄리티. (3권은 아마 안볼듯.) 잔인하면서도 개그 코드를 삽입하여 두가지 입맛을 모두 충족하게 해주는 작가의 배려가 고마운(응?) 책. 장르계에서는 흔한 삐뚤어진 종교가 등장. (광신도, 궤변에 의한 입장 합리화, '코란이냐 칼이냐' 비슷한 마인드.. 인가? 아니군. 너 이단? 죽어라~ 우르르~ 이런 마인드.)



심장이 없는 집단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감정이 없고, 사람들의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다. (그냥 본능만이 존재한다는 식의 설정) 유독 먹을 것에 집착한다. (성욕에는 왜 집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19금이 되니까?) 어떤 행동의 원래 이유는 그래야 먹을것이 (나중에) 많이 생기니까, 이런 논리. 무심하게 포크로 푹 찔러 오우거의 눈알을 빼내는 식의 잔인한 행동도 그냥 (심장이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해댄다.
감정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감정이 원인이 된듯한 일들을 한다. 그냥 무심하게. 그리고는 감정이 살아났나? 이런 식으로 자문하고 또 자연스럽게 무심한 행동들을 해댄다. 이것이 수회 반복된다. 처음에는 좀 신선했지만 나중에는 억지스러운 면도 있다. 모든 것이 '심장이 없기 때문에'로 치부된다. 감정이 없는 인간이라기 보단 좀비 같아 보인다. 감정이 없는데 자기 주변의 인물들은 왜 챙기는지 모르겠다. 그냥 가장 힘든 일을 같이 겪었으니까? 습관적으로? 어쨌거나, 그것도 감정에 기반을 둔 행동은 아닌가? (그리고 복수코드, 정착지를 기반으로 한 발전물의 기미도 보인다. 감정이 없다는데 무심하게 '복수를 위해서는 힘을 키워야 해' 식의 내용이 전개된다. 왜? 이때쯤 되면 그냥 감정이 있는걸로 하고 빨리빨리 해치워라는 말이 목에까지 나온다. 아니면 사실은 이래, 하고 설정을 한개쯤 끄집어내서 합리화를 시켜주거나.)

그 나라 왕. 완벽한 개그계 놀이감 캐릭터다. 이대로라면 웃기지 않아! 더 웃겨줘야 하는 캐릭터가 필요해! 하고 작가가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대목. (이때쯤 되면 장난감이 되는 인물들은 꽤 다수다.) 적당히 장난감이 되어주시고, 망가져주신다. (원래 왕이 될 수 없는 처지에 운좋게 왕이 되서는 주변 정리에 대해서는 대략 쿨하다. 인생도 그냥 쿨하다. 이정도는 설정으로 덮어주시고.) 귀족들이 장난감이 되는 것은 이제까지 흔했으니까 대략 패스.
막 잔인한 장면을 피와 살점을 튀겨가면서 설명하다가 불쑥 개그 코드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대략 실소.) 두가지 입맛을 함께 경험해보라는 친절한 작가의 배려인듯.

종교. 그냥 '광신도' 한글자면 해결되는. 아무리 광신도라도 네크로맨시에 가까운 마법을 쓰면서도 오오 위대한 신이시여 한다. 그렇다고 어둠을 숭상하는 종교도 아니다. 3등급 소환수, 2등급 소환수, 1등급 소환수을 소환하는 자격이 딱딱 정해져 있다. (등급을 보니.. 이것은 한우다!) 누가 그 등급을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간편하다. 이름만 봐도 강약을 알 수 있잖아? 말이 나왔으니 서열. 집단에 누가 서열이 몇위고 몇위고 한다. (그것도 만난지 며칠 안되는 사람이 그것을 열심히 파악하고 있다.) 친절하게 수치화된 전투력으로 서열을 정해주셨던 드래곤볼의 유산일지. 줄 세우기를 열심히 가르치던 대한민국 학교 교육의 폐혜인건지.

어짜피 뒤에 가면 주인공 킹왕짱 해버리고 끝내버릴 글. 여러 코드를 범벅하는 것은 좋은데 한번에 한개만 먹어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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