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딘 作 (실버문, 검은 달그림자, 일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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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꾸준히 책을 낸다 싶다. 달도 아주 좋아한다 싶고. 여자다(본적도 찾아본적도 없지만 100% 확신). 글은 그닥 발전이 없는 듯싶다.



실버문.

시그마 28.8로 한컷 찍어봤다.


판타지의 탈을 쓴 로맨스 소설이다(그렇지만 특이하게도 남자 주인공이 없다. 그냥 로맨스도 탈만 썼나 보다.). 의학적으로 먼치킨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 가는 곳마다 주위의 사람들을 개그 캐릭터로 만든다. (이것도 대단한 먼치킨적인 힘이다)
환생후 제국의 황녀가 됨. 두 오빠가 있고, 잘 납득은 안되지만 여동생을 이성적으로 '사랑한다'는 느낌을 준다. 공작이라는 작자는 찬 바람을 풀풀 풍기더니 갑자기 주인공에게 휙 빠진다. 학교를 가니 친구들이 목을 메고 사랑해준다. 다른 지역에서 온 (나중에 적이 될만한) 작자도 뭔가 푹 빠진 것 처럼 행동한다. (뭐 자신을 아는 모든 남자들을 홀딱 빠지게 만드는 얌전한듯한 여자? 여성향 판타지인가.)
그러니까 악역 캐릭터가 있다. 그러다가 주인공과 지내다 보면 개과천선한다. 그냥 갑자기 자신의 성찰을 하게 되고, 뉘우치더니 온순해진다. 물론 과정은 있다. 환경도 그렇게 몰아간다. 그래도 악역이라는 인물들이 독기가 별로 없다. (포기가 빠른 악역들로 판단된다. 짧게는 십여년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것을 순식간에 바꿔버리니.) 아무래도 작가가 성선설의 신봉자인가보다. (뭐 죽음으로 끝나는 악역들도 있긴 하다.)
글 전체적으로 긴장감도 없고(당연하다. 대립각을 세울만한 인물들이 애초부터 없다.) 쭉 평이하게 진행되다가 용두사미로 끝난다. 마지막에 첨부된 에필로그는 코미디다. (그 장면 하나를 쓰기 위해 전권을 사족으로 붙인것 같다.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애처로울 정도다.)
처녀작인듯 하고, 그것 답게 오탈자가 난무한다. 글을 읽기에 지장을 줄 정도다. 생뚱맞은 유치한 표현들도. (환생물이라고 하지만, '코난과 김전일'의 언급이 나오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뭐 그럴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말 생뚱맞았다. 그건.)



은빛 달그림자.

역시 판타지의 탈을 쓴 로맨스 소설이다(남자 주인공이 있었던 것 같지만 어쩐지 두명인 것 같다. 어느쪽이라도 어떤 순간에라도 여자 주인공이 선택하게 되면 제깍 넘어올거다. 아, 참 편하다.). 실버문과 다른 소설이긴 하지만 꼭 베껴 쓴 것처럼 닮아 있다. (이건 이런 식의 판타지가 없어서 그럴거다.)
역시 두 오빠가 있는 왕국인가 제국의 이번에는 왕자로 등장한다. 하지만 사실은 여자. (사실은 왕족도 아니다. 대체 사실은 어디까지일까.) 첫째쪽은 처음부터 호감이였던것 같고 둘째(왠지 악역인척 했지만 결국 페이크.)는 왠지 흥흥 거리다가 호감을 보인다. (무려 남자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도.) 이 작가, 실버문을 쓰면서 비중이 있게 그려질 수 밖에 없는 오빠 라인에 대해서, 이번에는 로맨스를 그리고 싶었었나보다. 딱 그럴 것 같은 설정이다.
물론 주인공이 먼치킨이다. 전작 주인공은 의학에 있어서만 먼치킨이였다고 하면, 요번 주인공은 무려 4대 정령왕을 모두 다룬다. 설정상 제약같은 것을 두어 긴장감을 조성하려고 한듯 하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그 4대 정령왕이 없어도 정신의 정령인가 뭔가를 꺼내 알아서 회쳐드실거다.)
그리고 역시나 완전히 중간에 뚝 잘라서 끝내는 것 같은 엔딩. 글 쓰기 정말 싫었나보다. (어찌나 어이가 없었던지 기억도 안난다. 어떻게 끝났더라?)
전작에서 철저하게 없었던 긴장감이나 이런 것을 조성하고 싶었던 것같지만 역시 실패. 과도한 주인공의 감정 몰입. 어이가 없었던 것은 전작보다 심했다. 역으로 이것을 먼저 봤는데, 출시 년도를 모르고 봤으면 전작이 후속작인줄 알았을뻔 했다. (오탈자나 이런건 조금 나아졌다. 다행이랄까.)



일리언.

역시 판타지의 탈을 쓴 로맨스 소설이.. 인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아닐지도 모르겠.. 음. BL물일까. 그건 너무 파격적인데. (남자 주인공이다! 싶었을때 뭐냐; 하는 느낌이 확 와닿든데.)
강렬한 프롤로그와 주인공이 나온다. 핏줄에 얼음이 흐르는 것같은 인물이지만 사실은 외로움이 흐르는 것같은 인물. 로맨스 소설에 주로 나오는 것 같은? (냉정하지만 따뜻한? 그럴꺼면 이탈리안 스타일이 좋지 않나? 냉정하고 따뜻하며 다혈질인거.) 그러니까 어쨌든 로맨스 소설의 틀은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역시나 거기서 툭 튀어나온 것같은 인물들이 주류를 이룬다.) 환타지에서 현실로 차원 이동을 하는 역 차원 이동물. 하지만 현실이라고 묘사를 해 놓은 것이 현대를 빙자한 판타지 세계인 듯싶다. 현실이라는 것에 공감할만한 장치가 별로 없다. (한국 캐릭터가 나온다는 것, 현실에 존재하는 국가가 나온다는 것, 그 밖에 몇개를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비현실적이다.)
그리고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 학교 입학. 그와 함께 1, 2권을 관통하는 학원 요소. 정말 바보같은 보석찾기 과정. (체육대회 2등을 해서 보석을 보상으로 받아야 한다는 식의 설정. 그것도 확실하지 않은. 파랑새의 치르치르는 힘도 능력도 없는 보통 어린아이라 거짓 파랑새를 쫓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이놈의 주인공들은 먼치킨들인데 왜 그래야 하지?) 정말 편한 주인공 떨거지. 어쩔때는 바보로. 어쩔때는 천재로. 또 어쩔때는 엄청난 운동신경의 소유자로. (마법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주로 개그 캐릭터로. 그러다가 한번쯤 주인공의 감정을 자극해서 멜랑꼴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나름 설정으로 이 화려한 변신을 설명해주시긴 하지만 별로 납득하고 싶진 않다. 그냥 편하게 쓴거다. 요 세계에서 인물 여럿 만들면 3권 이후는 어케? 하는 생각일듯.)
딱 이런 느낌이다. 1권은 이렇게 시작하고 2권은 이렇게 끝나면서 다시 판타지 세계로 돌아오는 글을 쓰고 싶었던거다. 중간에 과정을 그려야 하는데 2권의 분량이 안나온다. 이것저것 에피소드를 쳐넣어서 분량을 맞췄다. (뿌듯한가?) 솔직히 재미도 없고 생뚱맞고 어처구니 없었다.

덧. 3권은, 휴. 별로 언급하기도 싫을 정도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주인공 중심의 바글바글한 바보 파티의 전형을 보여준다. (주인공 앞에서만 바보니까, 엄밀히 말하면 바보 파티는 아니다.) 기억나는 단어는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 너무 반복해 주신다. 적당히 좀 하자. 주인공은 점점 (내면 묘사의) 비중이 사라진다. (그냥 눈빛 한번 보내고 분위기 한번 잡고 살기 몇번 흘리고, 살기는 있었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정도가 전부다.) 솔직히 작가의 역량 밖의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적당히 만들어 놓았으되 얘를 어찌할바를 몰라 하는 모습이다. 그냥 쓰던대로 여주인공 소설이나 쓰지 그랬나.



그냥 쓰다가 나름의 개연성을 주기 위해서 이리저리 설정을 비틀고 맞추는 것같은 느낌. 이런 느낌은 뒷 작품으로 갈수록 심하다. 되도 않는 개그코드와 주인공 옆에만 서면 개그 캐릭터가 되는 느낌. 이건 실버문이 제일 심했고, 검은 달그림자가 그나마 나았던 것같다.

글에 별 고민이 없어 보인다. 손가는 대로 쓰고 대략 비틀어서 맞춘다. 그래도 앞뒤가 크게 다른건 없는 것으로 보아 신경을 쓰긴 쓰나보다. (첫째가 나중에는 둘째가 되고 이런 식으로 설정이 획 돌아버리는 경우는 없다. 단, 이녀석 알고보니 어딘가의 왕자? 이런 식의 생뚱맞은 것은 가끔 있다.) 일리언의 남자 주인공도 별로 감정이입이 필요없는 성격. 전형적인 냉정한 캐릭터 유형에 맞춰 대략 쓰고 만다. (성찰과 고민이 별로 없다. 그냥 이런 주인공이 잘나가니까, 내지는 멋있어 보이니까 쓰는 것 같다.) 중간중간에 외로움의 코드를 넣어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나마 기술이다. (그거라도 있으니까 그럭저럭 봐줄만까진 하다.) 그래도 두 전작의 여자 주인공들은 주인공 입장에서의 약간의 성찰 비슷한 것이 보였었다. (검은 달그림자 쪽이 좀 더 있었다. 그런건.)

뭐 별 재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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