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ma 24-60mm F2.8 EX 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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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져본 F2.8 표준줌. (현재까지는, 내 마지막 표준줌. 빠이빠이)

역시 팔 때 찍었던 사진. 팔때 아니면 렌즈 사진을 찍을 일이 있을까?

유니크한 줌 영역을 많이 만들기로 유명한 시그마에서도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모를, 24-60 이라는 생뚱맞은 줌 영역. 하지만 어디에서도 발에 채이는 24-70 줌 영역의 표준줌 렌즈에 치어서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렌즈. 어떤 사람은 '무려 망원의 10mm나!'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고작 망원의 10mm 정도는.' 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거다.
애초에 광각은 잘 사용하지도 않았고, 60-70의 줌 영역에 목숨을 걸었던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1.6 크롭바디에서 60mm 면 그럭저럭 봐줄만한 망원 영역에 속하니까, 어쨌든 내 용도에 딱 맞다고 생각하고 영입.
꽤 유니크한 아이템이고 좋은 렌즈라 가끔 찾는 사람이 있긴 함. 인기가 없는 관계로 (2009년 8월 현재) 신품가 66만원에 중고가 30~35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감가 상각비가 최악인 렌즈. 인기 절정인 삼식이 같은 경우는 신품가 55만원에 중고가 40~45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할말이 없는 수준.
거기다가 남댐 카메라 생가에서 바디와 함께 구입을 절찬리에 권유하고 있는 관계로 신품 매물이 많은 편. (으로 추측됨.) 물론 그 신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반값에 넘기곤 함.

중고 거래라는 것을 잘 몰랐으면 엄청난 출혈이 있었겠지만, 어쨌든 구입한지 1개월도 안되는 신품을 37만원에 영입, 이후 수업료 제외하고 33만원에 방출. 4개월 동안 바디캡으로 잘 썼으니, 손해는 안봤다고 생각함.
구입 후 핀 테스트 결과 전핀 작렬; 근소한 전핀이긴 하지만 바로 센터에서 교정받고 괜찮아졌음. 이후 대략 3-4개월은 바디캡으로 잘 썼던듯.

장점이라고 하면,

1. 가볍다. 무게가 550g 밖에 되지 않아 동급의 표준 줌 렌즈에 비하면 무척 가벼운 렌즈. (이게 제일 가벼운 렌즈인 줄 알았더니, 시그마 28-70mm F2.8은 510g이더라;)
2. 색감이 꽤 괜찮은 편이다.
3. 핀 교정 후 꽤 샤프한 사진들을 많이 찍어주었다. 정말이다;

단점이라고 하면,

1. 렌즈 경통 흘러내림이 심했다. 진짜, 살짝 아래로 앵글만 잡아도 줌이 쭉쭉 늘어났다. 줌락 버튼이 있어서 들고 다닐때는 잠그면 되지만, 찍을때 항상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줌링을 잡고 있어야 했다.
2. 솔직히 줌비는 조금 아쉽다. 다른 표준줌들이 3배 줌일때 이녀석은 2.5배 줌으로 만족해야 했다.
3. 실내에서 35-60mm 구간에서 핀이 안맞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요건 그냥 감인데, 바디 문제인지 렌즈 문제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찍어서 확대해보면 흐릿한게 꼭 핀이 안맞은 느낌이다. (전핀인지 후핀인지 잘 구분은 가지 않았다.)

이 녀석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할 무렵, 시그마 18-250mm OS DG HSM이 출시됐다.
그래서 3번 문제와 함께 실내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한 이 녀석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거다.
실외에서 사용한다면 OS 달린 슈퍼줌이 훨씬 나을거고 (비록 배경흐림은 조금 덜하더라도),
실내에서 사용한다면 28-35미리 대역의 밝은 단렌즈 하나만 추가로 있으면 되지 않을까? (이를테면, 삼식이?)

그래서 방출. (뭐 행사 뛸 일도 없고.)

5월 13일 렌즈 구매후 바로 찍은 사진. 전핀 끼가 있어서 흐릿한 것도 있고, 아마도 내가 수전증이 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색감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다. 저 가게, 1개월 전에 닭집으로 바꼈지 아마. 저기서 술 한잔 마셔보고 싶었는데. 쩝.

색수차랑 플레어 보려고 찍어본 사진. 확대해보면 수차가 좀 보이긴 하지만 직광에서 이정도 나왔다면 상당히 양호한듯. 몇번 더 찍어서 플레어도 만들어보긴 했지만 그럭저럭 양호.

웨스턴 돔, 중국 식당 앞에 걸려 있는 등. 개인적으로 이 렌즈는 컨트라스트가 꽤 좋고, 화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웨스턴 돔, 초밥 부페 파파스 다이닝. 샐러드의 저 초록빛이 참 좋다. 음식을 말하자면, 음 뭐 꽤나 먹을만 했다.


계룡 한우 직판장. 광우병 파동 이후 쇠고기를 더 많이 먹는 것 같은 느낌. 맛은, 뭐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고기야 다 똑같지.


영등포 역 안의 TGI, 였던 것으로 기억. 정말 어둡고, 조명 누렇고, 사진 찍는데에는 최악의 환경이였음.

슬로우 셔터 흉내낸다고 조리개 잔뜩 조이고 담각대(응?)로 찍은 사진. 이거 찍고나서 나름 뿌듯했는데.

63빌딩, 밀랍인형 전시장의 엘비스 아저씨. 아니, 전시장 밖에 나와 있으셔서 찍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려면 돈을 내야 하더라구. 조명은 가히 최악이였음;


점팔이나 번들이는 올릴만한 사진을 고르는데 꽤나 애를 먹었지만, 4개월동안 바디캡으로 쓰고, 주로 실내에서 음식 및 여러가지를 찍어 온 녀석이라 꽤 많은 사진을 남겼다. 이렇게 올리고도 사진이 남는다.
그렇지. 팔던 마지막 날까지도 열심히 사진을 남겨주셨으니까. (그리고, 장롱에 보관해온 양 얌전히 포장해서 넘겨드렸다. 만일 구매자 분이 이글을 보신다면..;; 살짝 죄송;;)
F2.8 표준줌을 하나 선택해야 한다면 이 녀석을 다시 선택하게 될까?
충분히 만족할만한 사진을 많이 찍어준 녀석이긴 하지만, 글쎄. 난 표준줌도 많이 사용해보지는 않았잖아? 그래서 아마도 다른 렌즈를 한번 써보지 않을까?

하지만 절대 조건으로, 무조건 가벼운 렌즈를 살 것 같다. 무조건.

2009/08/23 - [DSLR/렌즈 사용기] - 색수차 예제. (50.8, 85.8, 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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