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프레임 사용 3개월차, 관점이 바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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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개월차에 주절대기 정말 민망하지만(아 연식 정말 저렴하다), 예전 캐논 450D에서 소니 a850으로 넘어오면서 생각이 좀 바뀐 것들도 있는듯 하다.


1. 단렌즈에 대한 생각

크롭인 450D에서는 실내 28mm 와 50mm, 실외 50mm와 85mm로 별 부족함이 없었다. 풀 프레임의 a850에서 유사한 화각이라면 50mm와 85mm, 135mm가 있겠다. 그렇지만 소니 마운트의 85mm와 135mm는 너무 비싸다. 캐논이였다면 EF 85mm F1.8, 애기만두에 EF 135mm F2.0L 두개면 휴대성, 화질, 화각, 가격 면에서 수긍이 가는 수준이지만 같은 라인업을 소니에서 꾸리려면 대략 3배는 지출해야 한다. 물론 더 좋은 렌즈들을 구비할 수 있지만.

50mm는 오식이로 어떻게 충당하고, 85mm는 시그마의 팔식이를 기다리는 중. 135mm는 어짜피 포기. 나중에 로또나 당첨되면 고려해볼까. 하고 있는 와중에..
크롭에서는 전혀 좁아 보이지 않았던 50mm 화각이 갑자기 좁게 느껴졌다. 줌렌즈로 이리저리 쓰다 보니, 오히려 35mm 화각이 실내에서는 더 적당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의외다. 이제까지 잘 써 왔던 50mm 화각이 갑자기 좁아진 것도 아니고, 28mm가 1.6 크롭에서도 45mm 가량의 화각이지만, 오식이도 실 화각은 46mm에 근접하기 때문에 어짜피 같다고 본다. 왜 그럴까? 고민을 좀 해봤는데, 의외로 넓어진 뷰파인더가 범인일 수도 있겠단는 생각이 든다. 좁디 좁은 캐논 보급기의 뷰파인더로 보다가, 넓고 밝기로 유명한 a850의 뷰파인더를 보다 보니 화각을 보는 눈도 좀 더 넓어진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되면 50mm가 계륵이 되어 버린다. 50mm, 85mm로 충당하고 135mm를 버리려는 계획이 좀 이상해진다. 50mm를 35mm로 바꾸고, 35mm와 85mm를 쓰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그렇지만 소니의 35mm F1.4 렌즈는 좋은 평이 없다. 차라리 35mm F2.0 렌즈를 복각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이 렌즈가 나온다면 한번 생각이나 해봐야겠다. 그래도, F1.4의 조리개는 참 아쉬운 부분이다. 시그마는 35mm F1.4를 내놓지 않을까?

50mm.. 사실 실내 인테리어를 찍기 위해서 50mm가 좋은 화각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크롭에서 28mm로도 잘 찍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알펜시아 리조트, 홀리데이 인 스위트.

실내의 35mm 샷이 그리 많지 않아 음식 샷으로 대체. (... 화벨은.. 몰라;;) 대략 맞은편 두사람이 편안하게 담기는 정도다. 50mm로는 '좁아 ㅜㅜ'



2. 광각 렌즈에 대한 생각.

애초에 광각 렌즈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렇지만 사진을 1년, 2년 찍다 보니 그런건지, 풀 프레임 바디를 구매했다고 광각에 대한 관심이 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이것도 어찌 보면 병이다. (기변병이라고들 한다.)

삼양의 14mm F2.8 렌즈가 거의 발매 직전까지 와 있다. 이 렌즈도 괜찮아 보인다. 밝은 단렌즈에, MF 라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과초점거리를 잘 계산해 보면 2.5미터 가량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때 1.3미터부터 무한대까지 착란원 범위 안에 넣을 수 있다. 그러니까 MF로 쓰더라도, 1.3 미터 밖에 있는 물체들은 사실상 별 고민 없이 초점 영역 안에 놓고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1.3 미터 안의 물체를 찍으려고 하면? 그런 고민도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 MF는 언제나 고민거리가 된다. 특히 MF 체크가 없는 바디, a850 같은 녀석들에게는. 컨펌칩을 달아주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지만, 이렇게 잔손이 많이 가는 것은 조금 짜증이 난다. (게다가 소니는 스플릿 스크린 정품이 없다. 또또, 광각은 스플릿 스크린으로도 MF 초점을 맞추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시그마의 12-24mm F4.5-5.6 렌즈가 가장 현실적이다. 현존 풀 프레임용 렌즈들 중에서 가장 초광각이며, 어두운 렌즈이긴 하지만 소니 마운트에서는 별다른 해답이 없다. 이외에 신품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소니의 16-35mm F2.8 렌즈가 거의 유일하다. 이 비싼 렌즈를 구매하는 것은 솔직히.. 돈만 있으면 다되지! 싶다. 돈이 있어도 저 렌즈를 구매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탐론 렌즈가 처음으로 부러워진다. 17-35mm F2.8-4 정도면 쓸만한데. 시그마의 같은 화각대 렌즈는 단종된지 오래인 것으로 보였지만, 탐론의 이 렌즈는 최근까지 신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알파 마운트에서는 발매하지 않는다. ... 뭐냐.

추가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렌즈는 토키나의 19-35mm F3.5-4.5 렌즈. 1년여 전에 10만원대의 신품가로 절찬리에 풀린 렌즈다. 현재 시그마의 28-70mm F2.8-4 렌즈와 비슷한 처지랄까. 중고로 구매하더라도 연식 걱정이 별로 없고, 저렴하고 그럭저럭 쓸만하다는데 급관심. 하지만 소니마운트는 여전히 매물이 없다. (있다고 해도 손들기 전에 채간다. 뭐냐;)
또 하나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역시 토키나의 16-28mm F2.8 렌즈. 토키나의 크롭 마운트용 광각렌즈로 호평을 받았던 11-16mm F2.8 렌즈의 풀 프레임 버전이라고 알려진 렌즈다. 11-16mm 렌즈가 워낙 평이 좋았기 때문에 이 렌즈 역시 관심이 가는 중. 게다가 밝은 광각 줌렌즈를 가지게 되면 실내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다지 저렴하게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슬슬 풀 프레임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이쪽 용도의 저렴한 광각 줌렌즈 재발매는 없으려나?

28mm 로 찍은 하늘 사진. 역시 '좁아ㅜㅜ' 여긴 철망산 공원.



3. 망원 렌즈에 대한 생각.

렌즈가 상전이 아니고 짐이 되지 않으려면 최대한 가벼워야 한다, 는 지론에 입각하여 70-200mm 화각의 F2.8 렌즈들은 논외로 제쳐둔지 오래다. 가장 현실성 있는 녀석들은 70-300mm 화각의 컴팩트한 줌렌즈들. 소니 마운트에도 이 화각의 렌즈가 있으니, 바로 70-300mm F4.5-5.6G 렌즈다. 꼬마유령 캐스퍼라고 불리우는 녀석인데, 보다시피 어둡다. 시그마의 캐시 카우로 불리웠고, 고구마라는 애칭으로 아직까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70-300mm F4-5.6 렌즈보다도 어둡다. 가격은 신품가 대비 4배. 우와. 화질은 확실히 좋다지만 4배의 가격차 만큼의 매리트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소니 마운트는 바디 손떨림 방지 기능이 들어있다. 이 SSS(Super Steady Shot 이라고 하지) 기능은 광각에서는 대략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한다고 하지만 (50mm 화각에서 1/10초까지는 찍어봤다. 대략 1/4초까지는 버틸 수 있을듯 했다.) 망원에서는 솔직히 그 정도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도 한다. 게다가 렌즈 손떨림 방지 기능은 뷰 파인더가 안정되는 장점이 있다. 이 기능이 없는 렌즈의 대략 300mm 망원에서 피사체를 보다 보면 멀미가 나려고 할 때가 종종 있다. 분명 이것은 장점이다.
시그마에서 나온 70-300mm 렌즈 중 OS 기능이 달린 렌즈가 있다. 소니 마운트에도 손떨림 보정 기능을 달고 있고 위 목적 모두에 부합하지만, 신품가 대비 고구마의 두배 가량의 가격을 자랑한다. 화질이 고구마에 비해 나아진 부분이 없다고 알려져 있는 바, 인기도 없는 편이라 중고 거래도 없다. 이런 렌즈들은 신품을 구매하기 껄끄러운 이유가, 감가상각에 의해 가치가 피눈물 날 정도로 뚝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도 꽤 오래 전에 써놓은 거라, 이미 고구마를 영입한지 오래. 가볍고 사진도 꽤 마음에 드는지라 (게다가 이 정도의 가격이란!) 외출할때는 항상 지참중. 간이마크로도 쓸만하고. 망원 뽐뿌는 이것으로 끝. 실내에서는? 안쓰지 뭐. 까짓꺼.

이거말고 딱히 올릴만한 '뒷모습' 사진이 없네. 예전에는 아 쓸만하다 싶으면 다 뒷모습이였는데. (...)



이렇게 놓고 보면, 소니에서 85mm F1.8 렌즈, 35mm F2.0 렌즈, 혹은 저렴한 광각 줌렌즈를 내놓지 않는다면 소니 렌즈를 살만한 것이 없다. 이 중에서 그나마 루머라도 돌고 있는 것이 35mm F2.0 렌즈. 생뚱맞은 85mm F2.8 렌즈 소문이 돌긴 했지만, 이것이 F1.8의 잘못된 전달이라면 다행이고.

소니 마운트에서 오히려 불결한 시그마 렌즈들을 기대하고, 또 그것들 만으로 열심히 화각대를 채워가고 있는 신세여. (언제가 되야 소니에서 필요한 렌즈를 발매해줄까?)

미놀타 렌즈를 복각해주면 사주고 싶은 소박한 리스트 :
1. 35mm F2.0 - 가볍고, 간단한 실내 스냅으로 좋아 보이는 렌즈. (캐논의 35mm F2.0보다 많이 비싸게 팔지는 않겠지?)
2. 100mm F2.0 - 가격만 착하게 나와준다면 85mm 화각을 버리고 과감히 넘어갈 용의도 있다.
3. 17-35mm F2.8-4 혹은 17-35 F3.5G - 앞의 것은 탐론의 OEM이라고 하고 뒤의 것은 G 렌즈라 저렴할 것 같지 않지만, 제발 좀 복각해서 팔아줘라. 요즘 얘네들 중고가격이 미쳐가고 있다;
4. 70-210mm F4 - 캐논의 애기백통은 가격이 저렴했지만, 이놈이 복각되면 역시 별로 저렴할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리스트에는 올려주지.

꿈은 꿈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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