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 vIOLenT Vio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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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라는 곳은 이른바 '왕고'가 되면 TV의 채널 선택권과 카세트(CD) 플레이어의 음악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 (간부, 그러니까 하사관이나 위관급 장교들이 내무반에서 같이 생활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뭐 그런 것은 세월이 흐르면 자동적으로 되는 것이니,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어떻게 보면 권력?) 것을 한번쯤 해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나도 해봤지. 그렇게 카세트(CD) 플레이어의 스위치를 독점하기 시작했을 때 부터 아침마다 기상음악을 틀기 시작했었다. 내 음악 취향이란 일단 남자 보컬인 것을 제외하는 것 부터 시작했으니까, 조금 극단적으로 지향하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할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이것도 괴롭힘의 일종 아니였을까?

그러니까 이런 노래를 기상 음악으로 틀게 되는 잔인함이랄까.

참고 사이트 : http://www.youtube.com/watch?v=92a-YdcAxgM (정말 찾기 힘들었다. 포기할 뻔.)

약 1개월, 아니 몇개월을 더 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급기야는 항명을 하기 시작했다. (병들 간에 항명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맞지는 않지만.) 바로 아래 후임병이 5개월 차이라 왠만하면 그런 이야기는 하지 못하던 처지였지만, 어지간히 견딜 수가 없었나보다. (월단위로 참았으니 많이 참긴 했다.) 안그래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일어나면 정말 온 몸이 찌뿌두둥해질 정도라는 것이다. 조금 억지를 써보긴 했지만 대부분이 동의한 탓에 어쩔 수 없이 만세를 부를 수 밖에 없었고.

첨부된 동영상은 콘서트라 그리 음울한 분위기가 많이 나지는 않지만, 실제 앨범의 곡을 들어보면 정말 우울해질 정도다. 아동 학대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지. 자우림의 1집은 대부분 (가볍지 않은) 주제가 있는 노래들이라 그것도 꽤 마음에 들었었는데. (2.5집부터 그다지 좋지는 않더라. 특히, 이 노래를 편곡한 V.V라는 노래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중후한 클래식 곡을 현대식으로 편곡한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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