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과 DSLR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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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보드게임을 열심히 샀던 때가 있었다.

근처에 사는 조카놈이랑 놀기 위해서 샀던 것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관심이 생기고 이것저것 모으기 시작했고. 어느새 책장 하나가 보드게임으로 꽉 차 버렸다.
조카놈도 (거리상) 멀어지고, 모여 있는 보드게임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냐 하면 이제 같이 취미를 즐길 사람이 없구나 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드게임을 더 이상 사지 않게 됐다.

카메라를 산 뒤에 한동안 잘 찍고 다녔다.
타겟은 주로 돌 지난 아들. 이리저리 팔딱거리는 것을 찍어주는게 왜 그리 재미있었는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진을 찍는게 몇년이나 갈까? 머리가 커지고 생각이 바뀌면 저 녀석도 사진 찍히는게 싫어지지 않을까? 그럼 누구를 찍지?

보드게임 생활을 하면서 제일 필요한 것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다. (비록 자폐플이라는게 있긴 하지만.)
사진 생활을 하면서 제일 필요한 것도 찍히는 취미가 있는 사람일듯 싶다. (비록 풍경을 찍어도 되긴 하지만.)

그러니까 특정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필요한 취미인거지.

혼자해도 되는 취미가 문득 그리워진다.
주위에 찍히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 없어지면, 사진 생활을 접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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